저는 오랜 시간 일기를 써왔습니다. 일기뿐만 아니라 늘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아이디어나 생각, 유용한 정보를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거의 20년 가까이 이런 습관을 유지하다 보니 글쓰기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상심리 분야를 공부하면서 더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일기를 쓰거나 자신의 감정을 글로 표현하면 심리 치유 효과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쓰는 행위에 뭔가 있다.
20년 가까이 일기를 쓰고 아무 생각이나 수첩에 끄적이는 습관을 들이다 보니 쓰는 행위에 뭔가 있다는 것을 직감하기 시작했습니다. 입으로 소리내는 말하기와 말을 종이에 담은 글쓰기는 모양은 다르지만 마음에 주는 어떤 알 수 없는 효과는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이런 저런 책과 심리학과 심리상담 분야를 공부하면서 글쓰기 행위에 심리 치료 효과와 비슷한 원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하소연 하고 싶어 한다.
사람은 상처를 받거나 감정적으로 큰 사건을 겪게 되면 누군가에게 억울한 감정을 말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됩니다. 즉 누군가에게 나의 억울한 이야기나 내 사정을 알아줬으면 하고 하소연하고 싶어집니다. 이 욕구가 아주 중요합니다. 뭔가 말하고 싶고 하소연 하고 싶은데 할 대상이 없다면? 내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받아 줄 사람이 없다면? 혹은 문화적으로 사회구조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는 사회라면? 어떻게 될까요?
억울한 감정이 쌓이게 되면
이런 상황에서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안으로 속으로 삭히게 됩니다. 더 이상 안으로 누를 수 없을 때 속병, 화병이 되거나 신체가 대신 말을 하게 됩니다. 몸 어딘가에서 통증이나 병으로 터져 나옵니다. 이 메커니즘이 중요합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계속 안으로 억압하면 그 감정 에너지는 어디 가지 않고 자신의 내면 속에 혹은 뇌신경망 어딘가에 또는 근육이나 신체 어딘가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갇혀 있게 됩니다.
일기장이 심리치료사?
이렇게 쌓인 억압된 감정 에너지를 해소시키는 것이 상담과 심리치료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만약 일기 쓰기, 글쓰기가 묵혀둔 감정을 해소 시키는 효과가 있다면? 좀 더 나아가서 감정을 글로 쓰거나 감정적인 주제를 글로 표현하는 것이 상담이나 심리치료와 비슷한 효과가 있다면?
이 물음을 던지며 직접 실험하고 연구한 사람이 있습니다. 미국 심리학 교수인 제임스 W. 페니케이커 박사입니다. 제임스 박사는 1980년에 학생과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제 글쓰기가 어떤 심리적, 신체적 효과가 있는지 연구하게 됩니다.
글쓰기가 심리와 신체에 미치는 영향 실제 실험
제임스 박사는 한 집단에게는 감정과 관련된 주제로 글을 쓰게 하고 어릴 적 심리적 외상이나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자신만 아는 상처나 비밀을 글로 털어놓게 합니다. 다른 한 집단에는 감정과 상관없는 주제에 대해 글쓰기를 시킵니다. 4일 동안 매일 15분간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글쓰기를 마치고 나올 때 울기도 하고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계속 실험에 참여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는 기화펜
사루루 기화펜 2p + 리필심 100p 0.5 둥근심
COUPANG
www.coupang.com
글쓰기 심리치료 실험의 결과는?
실험이 끝난 후 연구팀은 글쓰기 치료에 참가한 사람들의 병원과 의사 방문 횟수를 추적 조사합니다. 그 결과 "감정적 표현 글쓰기로 자신의 깊은 감정을 글로 털어놓은 사람들이 단지 피상적인 주제에 대해 글을 쓰게 한 통제집단보다 43% 적게 의사를 방문했음이 드러났습니다." 개인적 상처, 심리적 외상에 대해 글로 쓰는 행위는 실험 참여자들이 질병으로 의사를 찾는 횟수를 평소의 절반으로 줄이는 결과를 낳은 것입니다. 이밖에도 글쓰기가 심리치료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많습니다.
누군가에게 한 번도 털어놓지 못한 감정이나 비밀을 자신의 일기장에 털어놓음으로써 심리치료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작가 중에도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거나 미처 알지 못한 감정들을 표현하면서 즉 글쓰기를 통해 내면을 치유한 사례도 많습니다.
자 이제, 나만 볼수 있는 비밀 일기장에 펜을 들고 그동안 말 못 한 감정이나 비밀을 써보세요. 자신만 볼 수 있는 일기장에 묵혀된 상처나 심리적 외상, 억울한 감정을 글로 표현해 보십시오. 그냥 피상적인 일이나 경험을 쓰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써야 합니다. 감정 쓰는 일기가 습관이 되면 당신의 일기장이 당신의 심리치료사, 상담사가 될 것입니다.
>> 감정 일기 쓰기의 효과 5가지, 심리와 신체에 미치는 영향
감정 일기 쓰기의 효과 5가지, 심리와 신체에 미치는 영향
글쓰기가 사람의 심리와 신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줍니다. 요즘은 누구나 블로그 글쓰기나 SNS 글쓰기를 하는 시대입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세상입니다. 글 쓰는 도구
yoojc.tistory.com
댓글